부활을 노래하는 자연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죽음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고린도전서 15:55) 삭막한 겨울의 끝자락, 앙상한 가지에는 아직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따스한 햇살이 대지를 녹이고, 그 자리에는 연둣빛 새싹이 움트기 시작할 것입니다. 굳게 닫혔던 꽃봉오리는 때가 되면 활짝 피어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땅속 깊이 잠들어 있던 씨앗은 마침내 껍질을 깨고 새로운 생명으로 솟아오릅니다. 이처럼 자연 속에서 목격되는 놀라운 변화는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에서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니라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고린도전서 15:19-20)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부활이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믿는 우리에게도 영원한 생명의 소망을 주는 첫 열매임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애벌레가 고통의 시간을 거쳐 아름다운 나비로 변화하듯, 씨앗이 자신을 온전히 헌신하여 풍성한 결실을 맺듯,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통해 부활이라는 영광스러운 승리를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그 부활은 우리에게도 새로운 삶,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번 부활절에는 우리 주변의 자연 속에서 되살아나는 생명의 힘을 느끼며,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고린도전서 15:55)라고 담대히 외쳤던 사도 바울의 믿음을 기억하길 소망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우리 또한 새로운 삶을 살아가며, 영원한 소망을 품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부활의 기쁨과 은혜가 여러분의 삶에 가득하시기를 축원합니다.